육아용품을 하나 둘씩 들이기 시작하면서, 18평 좁은 신혼집이 한층 더 좁아졌다.
자리를 찾지 못한 물건들을 보면서 머리가 시도때도 없이 아파왔고, 남편한테 짜증도 자주 냈다.
휴직하고 심심해서 동네 도서관을 방문했다가 <<버리면 버릴수록 행복해졌다>>는 책이 눈에 띄어 냉큼 집어들었는데,
웬걸 문체도 철학도 너무 내 스탈이었다. 특히 "소중한 내 집 한 편 되찾기"라는 문구가 인상깊었는데,
이렇게 비싼 집에서 살면서, 물건한테 내 공간을 양보하기 싫었다.
흔히들 미니멀리즘은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라고 오해를 한다. 아니다. 오히려 미니멀리즘은 남기는 것이다. 망므에 들지 않거나 쓰기에 불편한 것들 혹은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해주는 것이 아니라 되레 기를 빼앗는 것들을 없앰으로써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남기는 것이다. (24)
버릴 때 힘이 들수록 새 물건을 들일 때 신중해지는 법이다. (67) 버릴 때 창의력을 발휘하지 말자.
'원 인, 원 아웃' 방법. 물건 하나를 들여오면 같은 종류의 물건 하나를 내보낸다. 가지고 있떤 물건이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면 새것을 들이지 않고, 새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한 달 정도 고민하다가 들인다.
쇼핑에 실패해서 지구에 또 한 점의 쓰레기를 남기고 싶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부터 차례대로 내보내 마지막 남은 하나만 곁에 두는 방식으로 취하면 결국 내 곁에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만 남게 된다.
지금 가슴이 뛰는 물건도 낡고 때가 묻고 빚을 잃으면 더 이상 설레지 않게 된다. 한 때 소중한 물건이었더라도 이제는 소용이 없어졌으면 미련없이 버리자. / 남겨지는 물건은 내 인생에 진정한 가치를 더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물건의 가치는 날마다 변한다. 그래서 수시로 확인을 해야 한다. 어제 소중했던 물건이 오늘은 잡동사니가 될 수도 있다.
쌓여있는 것은 아끼게 되지 않는다. 답답 하니 빨리 비우고 싶어 한 번에 많이 쓰고 결국은 많이 버린다. (남편이 내가 손이 크다고 말하게 된 이유.. 식재료가 썩을까봐 밥을 많이씩 한다)
반면 미니멀리스트들은 물건이 아닌 경험을 먼저 떠올리고 집중을 한다. 예) 홈 카페를 만들면 거기서 뭘 할까?
정리를 얼마나 잘하는지와 관계없이 우리는 정리해둔 물건에 계소해서 신경을 쓰고, 쓸고 닦고, 물건들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여 분류해야만 한다. 하지만 넘쳐나는 물건을 없애고나면 삶에서 더욱 중요한 측면에 집중할 수 있다. 하루를 건강이나 인간관계, 봉사나 기여, 열정을 쏟을 만한 다른 일에 온전히 쓸 수 있다.
-----> 고민, 어떻게 맥시멀리스트 남편을 설득할 것인가.
(요즘 그는 "여기는 내가 사는 곳이기도 해"라는 말을 자주한다.)
책에서 참고할 만한 대목을 찾았다.
"...마음이 급해진다. 나도 얼른 비우고 버려서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한 집에서 살고 싶다. 비우는 과정을 빨리 끝내고 청소하기 쉬운 집, 살림에 시간이 덜 드는 집으로 만들고...도약하고 싶다. 몸살이 날 정도로 서둘러 보기도 하고, 충분히 팔거나 기부하거나 나눔 할 수 있는 가족의 물건을 몰래 종량제 봉투에 쑤셔넣어 버리기도 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어가면서까지 무리를 해본다. 미니멀리즘의 목적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자. 미니멀리즘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다. 비우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지칠대로 지쳐 가족마저 등한시 하게 되지만 '이 과정이 지나면 행복해질 테니 조금만 더 버텨야겠지, 그러려면 무리를 해서라도 빨리 끝내자'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비우는 과정을 통하여 가족끼리 오히려 더 돈독해지고 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더 화목해져야 한다. 많은 미니멀리스트들이 가족의 물건이 아닌 내 물건에서부터 출발을 권유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내가 가진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중고로 팔아서 통장에 차근차근 돈을 모아보고, 기부와 나눔을 통한 뿌듯함에 대해서도 대화를 한다. 조금씩 넓어지고 깔끔해지는 내 구역을 보면서 내 표정이 행복해지는 것을 가족들도 느끼고 있다."
[이미 실천한 것들]
- 가지고 있는 가방을 1개만 제외하고 전부 당근에 올렸다. 아끼던 유일한 명품 가방도 올렸다. 뭔가 질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팔리면 아마 중고로 하나 더 장만할 것 같다) 근데 잘 안팔린다 ... ㅠㅠ
- 테니스라켓 5개 중 1개를 팔았다. 사용하는 2개 말고 나머지 1개도 팔면 될 것 같은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 차고 넘치는 원피스 중 1년 동안 안입은 원피스 2벌을 나눔했다. 상태가 좋아서 그런지, 엄청 고마워하면서 가져가셨다.
- 남편과 나의 양말을 월화수목금토일 7개를 제외하고 전부 버렸다. 대부분 오래돼서 보풀도 일고 바닥이 더러운 것들이었다. 남편한테 한소리 들었는데.. 산지 1년밖에 안되고 빵꾸도 안났다고.. 그런데 서랍공간이 너무 부족했다... 지금 너무 만족하는데...
- 판단미스로 옷을 수납하기 위해 산 라탄수납장을 25000원이나 주고 그냥 반품했다. 예쁘지 않고 나에게 전혀 소중해질것같지 않았다. 반성한다.
- 포장을 뜯지도 않은 양말 2컬레 3000원에 당근 올렸다.
- 웨딩 브라+팬티 세트, 베일, 머리장식 같이 종로에서 예쁘다고 산 것들을 한꺼번에 처분했다.
- 야외 베란다가 있는 집에 살 때 사용하던 호스를 반값에 처분했다.
- 남편과의 취미생활로 구매한 윌슨 트레이너 공 50개를 테니스 지인에게 기부했다.
- 에르고바디 밸런스판 당근,
- 남편이 본가에서 가져온 클러그 마사지기, 요가볼, 아령은 되돌려놓기로 했다. 플스5도.. 자리를 너무 차지하기에 설득해서 도련님 사용하시라고 드리라고 했다. (팔았으면 하는데 남편은 이별할 준비가 안됐단다.)
- 시계 2개 중 한개를 당근. 스타일이 달라서 캐쥬얼용 하나 정장용 하나 2개밖에 없었는데 중복되는 물품이고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캐쥬얼용을 하나 보냈다.
- 악세사리 정리, 녹쓴것도 많았다. 전부 버리거나 나눔했다.
- 일부 새상품인 옷도 당근했는데 잘 팔리지 않는다.
- 비키니 3개 중 2개 전부 2000원에 판매.
- 너무 낡은 운동복 버림.
- 쇼핑백도 큰 것 몇개, 상태 좋은 것 몇개 남겨두고 버렸다. 일회용품도 보관하지 말라는데.... 뭔가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서 아직 이별하지 못했다.
[소개된 방법 중 실천할 것들]
0. 제품 사용설명서는 디지털로 보관한다.
남편, 사용설명서 버릴 수 없다고 모아두자고 했는데, 사진으로 찍어서 클라우드에 보관하는건 어떻겠니
0. 손수건을 가지고 다닌다.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공중화장실의 화학약품 범벅 핸드타올 사용, 뜨거운 커피홀더 등 사용을 줄인다.
0. 여러 가지 종류의 샴푸, 세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0. 앞으로 육아를 할 나에게, 아기물건을 너무 많이 사지 않는다.
너무 많은 책이나 장난감은 아이가 집중력, 인내심, 창의력, 협동심을 키우는 것을 방해한다고 한다. 책과 장남감은 도서관에서 빌려 사용하자.
0. 원플원 상품에 목메지 않는다.
좀 더 비싸더라도 필요한만큼만 사서 편하게 관리하자.
[앞으로 더 읽을 것들]
- 로버트 그린
- 곤도 마리에
- 조슈아 필즈 밀번
- 라이언 니커디머스
-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결혼 & 육아 > 임신-출산-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남차병원 제왕절개 후기 (3) - 2인실, 퇴원편 (1) | 2023.10.14 |
---|---|
강남차병원 제왕절개 후기 (2) - 수술편 (3) | 2023.10.14 |
강남차병원 제왕절개 후기 (1) - 입원실 (0) | 2023.10.14 |
[임신] 막달증상: 38주인데 나올 기미 없 (0) | 2023.10.06 |
[임신] 막달 생기는 변화들 (0) | 2023.09.13 |